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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린 시절 장례식장에서

lusty 2023. 10. 4. 20:27

내가 한 10살 때 쯤에 있었던 일인데
그때 할아버지먼 친척분이 돌아가셔서 장례식장 갈 일이 있었음
나랑 생전 얼굴 한 번 못봤던 분이라 슬프고 뭐 이렇다기 보단 어
린마음에 강 좀 오싹하고 그렇더라
근데 내 동생은 그때 너무 어려서 결국 나랑 엄마 아빠만 가고 동
생이랑 할머니는 집에 계시기로 했음.
그런데 할머니가 출발하기 직전에 나만 따로 부르시더니 잠
깐 할미 앞에 앉아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가만히 할머니 앞에
앉았는데 대뜸 ㅇ ㅇ이 머리에 뭐가 붙었다면서 내 머리카락을
싹둑 잘라내셨음. 막 많이 자르거나 거칠게 하고 그런 게 아니
고 한 대 여섯 가닥 정도? 잘라서 돌돌 마시더니 라이터로 조금
그슬리시고는 쌀이랑 대추랑 해서 집에 돌아다니던 종이에 꽁꽁
싸서 날 주셨음.

그리고는 0 ㅇ아, 이거 할미가 잘라냈으니까 장례식장 가거든 거기 휴지
통에 버려라
하시더라고 내가 쌀이랑 대추는 왜 넣냐고 물었더니 그냥 할미
손주 머리카락 쥐가 먹으면 안되니까 그거 대신 먹으라고 그런
거라고 하시대
나야 그냥 할머니가 그러라고 하니까 그런줄로만 알고 그거 든
채로 장례식장에 감
할머니가 시골 분이라 옛날부터 문지방 밟지 말아라, 초하룻날
에 행동거지 조심해라 뭐 이렇게 지키라고 했던 게 많았거든
장례식장에 도착하자 마자 구석에 종이부터 버리고 아빠 옆에서
멀뚱멀뚱 하다 금세 잠 들었음 솔직히 새벽 2시가 다 돼 가는데
10살짜리 꼬맹이 체력으로 있으면 얼마나 있겠냐 그래서 강 절
도 안시키고 용돈이나 조금 받았나? 그랬던 거 같음
그래서 시끄러운 와중에도 정신없이 자는데, 내가 원래 꿈을 진
짜 안꾸거든? 자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뭐 애기때 누가
안 그러겠냐마는
근데 그날은 꿈을 꿨음. 지금 생각하면 가위에 눌린거겠지만

눈을 뜨긴 떴는데 몸은 안 움직이지,
주변에 사람은 아무도 없지,
나 혼자 장례식장에 시체마냥 빳빳하게 누워서는 하늘만 보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서
키키키키키킥키키키키키키킥
카각카각 크그그그극 더그러러럭 더그러러럭
이런 소리가 들리더라 너무 놀라서 소리가 나는 쪽으로 눈동자
를 굴렸는데. 진심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남
머리는 빗자루 같이 산발이 되어가지고 손목이랑 발목이 반대로
뒤집힌 여자가아까 내가 종이뭉치 버린 쓰레기통 주변을 경중
경중 뛰면서 미친듯이 웃고 있는거야 목뼈가 뽑혔는지 뭘 때 마
다 목이 상모 처럼 덜그럭덜그럭 돌아가고 피가 뚝뚝 흘렀고 긴
손톱이 될 때 마다 벽에 부뒷혀서 카각카각 소리가 난 거였음

나는 너무너무 무서워서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 같았는데
그 여자가하는 말이
아이야! 아이야! 어찌 벌써 염을 했니?
살도 뼈도죄 타 머리채만 남았구나!
벌써부텀 젯밥도 얻어 먹은 줄야 나는 몰랐지!
아깝구나, 이럴제만 아니었음 죽은 백들 틈에 깽귀 내 길동무로
삼았을텐데!
이러는 거야 ㅂ그리고는 한참을 깔깔대면서 웃다가 그 종이
뭉치를 들고 어디론가 가버렸음
진짜 돌아가는 길에 계속 울고 며칠 밤 꼴딱새고 난리도 아니었
다 집에 가서도 한 달내내 할머니랑 붙어지낸 듯
솔직히 한참 옛날이고 어릴때라 기억이 과장됐나 싶은데 진심
10살 때 다른 건 기억 안나도 이날은 내 기억에 너무 선명하게
남아있음.. ㄹㅇ 내가 꾼 꿈중에 이게 제일 무서웠고 그 뒤로 장
례식장 다녀오면 지켜야 할 일 같은거 꼭꼭지킴
편의점 갔다오기, 소금뿌리기,팥 들고가서 버리고 오기 등등..
강 그게 맘이 편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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