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날 제외한 모두는 푸른눈의 백룡, 즉 동양에 관한 지식이 전무한 백인들 뿐이다. 회사 출근 첫날 '우리는 모든 인종이 평등하다고 생각합니다' 라는 놀이를 하고 싶던 이 백인 집단은 날 배려해 점심시간에 단체로 동네에 유일한 초밥집을 갔다. 그들의 멋모른 배려를 망치고 싶지 않았던 나는 조용히 그들을 따라간 뒤, 그들의 구분없는 한중일 위아더월드 지식을 경청해주고 '넌 그런걸 안다니, 넌 정말 대단한 아이구나' 를 남발해주며 메뉴판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동양인의 인정을 받고 싶던 그들이 선택한 가장 동양적인 메뉴를 대충 기억하자면 '스시피자' '스파이시 레인보우 드레곤 스파이럴 롤' '하와이언 드랍더빗 롤' '이모 요키 쿡뽭써뤼 추가해추세롤' 정도가 되겠다. 그렇게 그들이 고른 메뉴를 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