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보니 글이 좀 긴데, 기억 간직하고 싶기도 해서 적어봄.
우리집 친가쪽은 내가 어릴때 이미 돌아가셔서 기억에 없고,
외할아버지도 내가 네 살때쯤 돌아가셔서 기억에 없음.
외할머니만 오래 사시다 가셨었는데
경남 합천 산골짜기에서 홀로 사셨음.
경남 합천 중 진짜 완전 산골짜기에 사셨는데
슈퍼? 그딴거 없음.
차타고 굽이지는 산길 거쳐 꽤 나가야 뭘 살 수 있었음.
그래도 7남매나 되는 삼촌 이모분들이 간간히 가시고
서울에 사시는 외삼촌네랑 이모, 우리 집 부모님도 한 달에 한 두 번은 꼭 가셔서
건강이 좀만 안좋아지시면 바로 병원에 모시고 갈 수 있을정도로 잘 모셨었음.
그러다 한 번 크게 아프셨던 적이 있었음.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시고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는 충격적인 소식 듣기 전,
나는 그 때 내 집에서 자고 있는데 꿈을 꿨음.
거울을 보고 내 이를 보는데
앞이빨 안에 피가 고여있는거임.
지금 생각해보면 피가 고인 앞이빨?이란게 가능한가 싶긴한데
암튼 내 앞이빨은 피가 맺혀있었고 기분나빠하다가 내 폰이 울려서 꿈에서 깸.
엄마가 울면서 할머니가 아파서 돌아가시기 직전이라고 하니 내려가자는 연락이었음.
전화를 끊고 이빨 관련 꿈은 해몽 따로 찾아보지 않아도 될 만큼 뭔 뜻인지 알거같앗음.
알겠다하고 차타고 할머니한테 가는데, 차 안은 거의 초상집 분위기였음.
병원에 겨우 도착하고 할머니 상태를 듣는데,
노인분들 중에 가끔 음식물 섭취를 하다가 폐로 잘못들어가는 경우가 있다함.
근데 그게 나이가 좀 젊은 사람이면 음식물을 제거하고 조취를 취할 수 있지만
나이드신 어르신분들은 이 조차 견디기 힘들고 버티지 못할것이며 이정도면 곧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고 함.
그 얘기 듣던 친척분들은 오열하고 할머니도 아파서 끙끙거리는 와중에 나 왔다고 또 반겨주셔서 더 슬펐음.
아무튼 다들 할머니 옆에는 무조건 있어드리자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긴 시간 동안 차에 있었어서 피곤한 탓에 나는 잠시 병원 주차장에 주차된 차안에서 잠듬.
근데 그 와중에 가위에 눌린거임.
가위 풀 힘도 없던 난 걍 그냥 그 상태로 더 깊게 잠들자하고 더 잠.
그러다 꿈을 꿨는데,
내 앞이빨에 피가 고인걸 본 꿈에서 이어지는 꿈이었음.
여전히 내 앞이빨은 피가 고여있는데,
갑자기 그 피가 쏘옥하고 빠짐.
그걸 보고 난 기분이 좋아졌엇음.
그러고 잠에서 깸.
깨고나서 한참 멍때림...
이빨에 피가 고인거면 분명 안좋은 거였을텐데...
피가 쏙 빠진건 좋은건가? 하고 생각하다가
에이 지금 할머니가 위독하신데 이런거에 의미두지말고 올라가서 할머니 옆에나 있어드리자 하고 병실에 감.
때마침 서울에서 외삼촌이 도착했다고 함.
외삼촌은 할머니 모시고 더 큰 병원에 다시 한 번 더 검사를 맡아보자고 모셔갔음.
외삼촌이 학연지연 다 끌어서 큰 병원가서 검사를 맡아봤고,
놀랍게도 할머니는 오진이었다며 할머니가 아프신건 급체였던가? 그랬었음.
(오진인건 확실히 들었는데, 정확히 뭐땜에 아프셧는지는 못들었음)
그러고나서 정말 며칠 후 할머니는 멀쩡해지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다시생각해도 이럴 수 있나..? 싶음.
심지어 병원 가신김에 눈까지 수술하셔서 더 잘보이시게 되었다고 좋아라 하셨고
밥도 잘 드셨음.
도리어 더 건강해지심.
그래서 그 꿈이 이런 뜻이었나? 싶고 좀 신기했음...
근데 할머니와 연관된 꿈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음.
할머니는 100세가 되기 2년정도 남겨두시고 평온하게 주무시다 떠나셔서 장례식장에선 호상이란 소릴 들음.
정말 호상인건지 불안한 꿈을 꾸진 않앗음.
다만 돌아가시기 전쯤 아무래도 나이가 드시니 치매끼가 좀 있으셨는데,
치매긴 하셔도 심한정도는 아니셨고 그냥 자기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 잘 모르는? 정도셨음.
자기 몸이 어디가 성한지 인지하시지 못하셨달까?
근데 돌아가시기 전 날, 갑자기 막내였던 울엄마한테 전화하시더니
할머니 : 아이고 야, 내 몸이 와이러노?
엄마 : 엄마, 왜, 어디 안좋아?
할머니 : 내 목에 이상한게 있어- 내 목이 와이렇노.
하시면서 뭔가 멀쩡해지신? 느낌으로 자신의 몸을 객관적으로 인지하시기 시작하셨다함.
그래서 엄마는 뭔가 이상한걸 느끼신건지 할머니댁에서 가장 가까운 큰외삼촌께 전화드렸고
할머니께 가보라 함.
근데 큰외삼촌과 큰외숙모는 나중에 간다하셨는데,
원래 엄마가 그런적 잘 없으신데 큰외삼촌한테 크게 화내시면서 당장 엄마(외할머니)한테 가라했다함.
큰외삼촌이랑 엄마랑 나이차를 생각해보면 아빠나 다름없는 큰 존재셔서
막내인 엄마는 나이차 좀 나는 삼촌이모분에게 화낸적 거의 없으신데
그 날은 엄청 화내시면서 제발 엄마한테 가라 하셨다함.
막내의 성에 못이기신 큰외삼촌은 그 날 잘 보살펴드림.
그리고 바로 그 날 할머니는 주무시다 가셨음.
집에서 주무시다 가시는 경우 경찰이 와서 조사하던가? 조사햇는데 정말 주무시다가 가신걸로 나왔다함.
후에 큰외삼촌은 막내(울엄마) 아니었음 할머니 혼자있다 가셨을거라고 고맙다하심...
무튼 장례식을 치르고 친척분들은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리고
조문객들이 왔다갔다 하고...
7남매나 되시는 친척분들의 지인들이 오고가셔서 바빠서 정신없기만 했엇음.
꿈? 뭐 그런거 없이 푹잠.
근데 외삼촌 지인 분 중 가까운분이 조문하러 오셨었는데
삼촌한테 묘한 말을 했다함.
"쓰읍... 그 내가...
그 엊그제 뭔가 신기한 꿈을 꿨었는데...
아무리봐도 네 어머님에 관한 꿈이었던 거 같다."
이러셨다함.
그래서 뭐였냐 물어보니
꿈에서 정말 난생 처음 보는 강둑이 보였다함.
와본적 없는 강둑이었는데, 거기서 어떤 남자가 강물 위에서 소 한마리를 끌고 가고 있었다함.
소는 그 남자를 뒤따라 그냥 얌전히 잘 가고 있었는데,
그 소가 이상하게도 왠지 낯설지 않는 느낌이라 남자한테 말을 걸었다함.
"그 소는 어디로 데려가십니까?"
그러자 남자는
"아 이 소는 원래 다른데로 보내야하는데
새끼도 많이 낳았고 일도 열심히 잘 하고 고생을 많이하여
제가 좋은데로 데려갈까 합니다."
지인분이 그 말을 듣고 그런갑다하며 다시 갈길가는 그 둘을 보다가 깼다는거임.
그러고 나서 삼촌분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단 얘기를 듣고,
장례식이 꽤 멀어서 다른 지인분들과 함께 차에 동승해서 장례식장으로 향했다함.
차타고 오는데, 신기하게도 자기가 꿈에서 봣던 똑같은 강둑을 봤고
얼마 지나지않아 장례식장이 나왔다함.
자기는 이 지역에 정말 처음 오는데 그걸 꿈에서 봤다는게 신기했다며
삼촌한테 얘기를 하는데 삼촌이 얘기를 듣다가 엄청 놀라시면서 하는 말씀이
"우리 엄마 소띠다!!"
그리고 아까도 말했듯이 할머니는 7남매나 낳으셨었음.
친척들은 그 소는 외할머니라 확신하시고는 지인분 꿈에서 좋은데 가셨다하니
서로 "아이고 우리 엄마 좋은데 갔나보다"하고 어른분들이 우시면서도 기뻐하시는 듯 했음.
머 암튼 꿈일뿐이지만 우리 친척가족들에겐 또 좋은 위로였던건 확실함.
출처 루리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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