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 저번에 어떤분이 귀신하고 보통사람하고 구분되어 보이냐 라고 여쭤보셨는데.. 다 달라요. 그렇지 않습니다 라곤 못하겠네요 음..보통 원귀(악귀라고도 하죠)같은 경우는 티가 확 나는데 자기가 죽은지 모르는 귀신도 있습니다 그 얘길 해드릴게요 횡단보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그때가 잠깐 군자역쪽에서 살았을 때였음. 밤늦게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싶어진 난 육교를 건너 마트를 가다가 피시방으로 빠져서 겜을 즐기다 두시쯤 나와서 편의점으로 향함. 편의점에서 이거저거 사서 나와서 다시 육교를 건너가야 되는데 음..계단싫다.진.심.너.무.싫.다.ㅎㅎㅎ..ㅋㅋ......... 그래서 조금 위로 올라와서 횡단보도를 택함. 아이스크림을 까먹으며 횡단보도로 가고있는데 횡단보도앞에 카라티에 반바지를 입고 크로스백을 맨 남자가 주저앉아 있는거임..무슨일이냐고 물어볼까 하다가 취한사람일수도 있겠다 싶어서 무시하려 하는데 되게 서럽게 막 우는거임... 원래 우는 남자한테 좀 약한데..그걸 보니 말을 안걸수가 없었음 저기요 괜찮으세요? 하고 말을 검. 그 남자가 화들짝 놀라더니 저를 빤히 보는거임 그때까지만 해도 귀신이라는건 몰랐음 그 남자가 저를 빤히 보더니 건너야 되는데 못건너겠다고 계속 서럽게 우는거임... 그쪽이 낮엔 사람이 많은데 새벽엔 참 조용함.. 주위에 도움청할 사람도 없고 해서 다시한번 물어봄 괜찮으세요?무슨일있으세요? 제가 건너가야되는데..건너가질 못하겠어요.. 저좀데려다주세요.. 이런 대화를 나눴음. 그 남자의 얘기를 들을수록 뭔가 이상하다..?싶은 느낌은 있었는데 너무 멀쩡해서;;생각도 못했음. 취하신거냐고 아님 어디아프시냐고 일어나실수 있겠냐고 생각하면서 119에 전화를 해야하나 싶었는데 이 남자는 계속 울면서 건너가야 되는데..이말만 하는거임. 정신이 번쩍들었음. 이미 신호는 세번이 바뀌고 이 남자는 계속 울고있었음. 아.귀신이다.지박령이란건가?어떡하지? 온갖 생각을 하는데 이 남자가 차가오는데 갑자기 막 건너가는거임 귀신이라고 확신은 했지만 본능적으로 깜짝 놀라서 팔을 뻗다가 주춤했는데 그 남자가 차에 치이더니 다시 아까 주저앉아있던 그 자리로 되돌아옴. 완전히 확신을 함. 지박령이구나 함부러 건들면 안되겠다... 싶어서 신호 바뀌기만을 초조하게 기다렸음.. 귀신을 보고 승질내는 재주는 있어도 퇴마라거나 성불시키는 재주는 없었으므로.(그랬음 지금 백수는 아니겠져..) 최대한 안쳐다보려 했는데 눈길이 향하는건 나의 망할 호기심 이었음. 에휴.결국 주저앉아서 물어봄. 왜 여기 계세요.전 가야되는데...뭐 하실말씀 있으세요? 대충 이런식으로 물어봄.아이 달래듯 말했음. 그남자가 대답을 함.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여기서 움직일수가없다. 난 죽은거냐.집에 가야되는데 가고싶은데 자꾸 이자리로 온다. 솔직히 전 쥐뿔도 아는게 없으니 그냥 솔직하게 말함 죽으신거 맞다..뭔가 미련이 남으셔서 그러시는거 아닐까요.. 도와줄 방법이 없어서 죄송하다.... 이렇게 말하니 그 남자는 사람하고 오랜만에 얘기해본다고 여자가 늦은시간에 돌아다니는거 아니라고 가보라고 했음. 솔직히 빨리 집에 가고싶었고 내가 어떻게 해줄수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신호 바뀌고 바로 건너서 집으로 왔음 그리고 몇일후 본가로 들어갔기 때문에 ...그쪽은 다시는 안갓음. 3주전쯤 건대에서 약속이 있어서 갔다가 군자를 들려봄. 그 횡단보도엔 그 남자가 없었음.. 하긴 몇년전일인데...성불 했겠지 싶었는데.. 사실 마음에 좀 찜찜하게 남아있는 부분임............... 귀신이라고 모두 나쁜건 아니고 자기가 죽었는지, 왜 죽었는지 모르는 귀신도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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