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누리호 시험 발사는 시험 발사라는 측면에서는 굉장히 큰 성과를 낸 발사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사실 아는 건 별로 없습니다만 혹여라도 도움 되는 분들이 있을까 싶어 줏어 들은 선에서 용어 설명 식으로 몇 자 적습니다.
1. 독자 엔진 개발
- 주 엔진인 75톤급 엔진을 완전 독자 개발했습니다. 지난번 나로호는 메인 엔진이 러시아제였죠.
- 정상 동작함을 확인 했습니다. 두 말할 것 없이 가장 중요한 업적입니다.
2. 클러스터링 기술
- 독자 엔진만큼이나 중요한 가장 중요한 기술적 성취입니다.
- 이번 누리호 1단은 300톤의 추력을 가지는데 이것은 300톤급 엔진을 새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앞서 말씀 드린 75톤급 엔진 4개를 1단에 장착해서 얻은 결과입니다.
- 당연히 300톤급 엔진을 개발하는 것 보다 75톤급 엔진을 여러개 장착하는 것이 쉽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이고 300톤 뿐 아니라 그 이상의 추력을 내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 이렇게 엔진 여러개를 묶어서 더 큰 추력을 내도록 하는 것을 클러스터링 기술이라고 합니다.
- 그냥 엔진 여러 개 쓰는 것이 뭐가 대단한 기술인가하고 의문을 가지실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대단히 어려운 기술입니다.
- 왜냐하면 엔진하나가 75톤이라는 무지막지한 추진력을 가지는데 여러 개의 엔진이 동시에 동작 할 때 단 하나의 엔진이 조금이라도 다른 추력을 내면 로켓의 진행 방향이 순식간에 비틀어져서 제어력를 잃고 순식간에 추락한다 보심 됩니다.
- 따라서 클러스터링이란 단순히 여러개의 엔진을 쓰는 게 아니라 각각의 엔진의 초정밀 제어 기술입니다. 이래서 굉장히 어렵습니다.
- 또한 로켓의 자세 제어를 위해 로켓의 추진기의 방향을 미세 제어해야 합니다. 이 때 다른 엔진과의 간섭을 피해야 하죠. 이것도 굉장히 어렵습니다.
- 이 클러스터링은 정말로 굉장히 중요한 기술입니다. 엔진 하나만 개발하면 클러스터링을 이용해서 몇 배 혹은 수십배로 추력을 늘리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 이번 시험 발사로 이 클러스터링 기술의 성공을 확인 한거죠. 의미가 대단히 큽니다.
- 이 1, 2번 기술의 확인만으로도 대단한 업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페어링 분리
- 위성을 둘러싼 커버를 벗겨 내는 건데 의외로 굉장히 어려운 분야라 합니다. 로켓 궤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정확하고 빠르게 분리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네요.
- 나로호가 이 문제 때문에 실패한 적이 있구요. 당시 문제를 수정했고 이번에도 문제 없이 동작 했습니다.
4. 다단 로켓 작동
- 지난번 나로호는 2단 로켓이었고 이번 누리호는 3단이었죠.
-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나로호는 1단 전체가 러시아제 였지 않나 싶은데 그렇다면 1단과 2단의 분리도 러시아 기술이 주였을 수도 있습니다.
- 아무튼 이번에는 3단 로켓이 모두 국내 기술로 개발 되었고 각 단의 분리 역시 국내 기술로 개발 되었겠죠.
- 하단 로켓이 분리 되고 정확히 상단 로켓이 재 점화 되고 하는 부분은 지상 시험이 어려워서 이번에 연구진 측에서는 이번에 가장 걱정이 많았던 분야라 합니다.
- 역시 성공적으로 작동 됨이 확인 되었습니다.
- 이 다단 로켓 기술도 굉장히 중요한 것이 로켓을 멀리 보내야 할 수록 일반적으로 여러단의 로켓이 필요합니다. 역시 이번에 국내 기술이 확보 된거죠.
이렇게 우주 발사체의 가장 어렵고 중요하다는 핵심 기술들은 이번에 모두 성공했고 기술력이 증명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누리호 1차 발사는 상당히 성공적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누리호의 실패 이유]
이렇게 앞서 말씀 드린 부분들은 모두 성공했으나 마지막 3단 로켓이 연소 시간이 조금 부족했다고 합니다. (500초 이상 연소 해야하나 400초대에서 멈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위에 언급한 핵심 기술들에 비하면 난이도도 훨씬 낮고 복잡한 문제는 아닐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번에 확보한 데이터로 원인 파악이 가능한가 하는 점이죠. 아주 사소한 원인으로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그런 사소한 원인일 수록 어떤 데이터나 로그가 남기 힘듭니다.
원인만 파악하면 아마 쉽게 고칠 수 있겠지만 원인 파악이 가능한가가 중요하리라 봅니다.
아무튼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정도면 훌륭한 1차 발사였다고 봅니다. 많이 보도 되었지만 첫 발사의 성공율은 대략 30%라는데 우리는 실패긴 해도 거의 9부 능선을 넘었고 난이도 높은 핵심 기술을 모두 성공했습니다.
열심히 노력해 주신 연구원 분들과 관계자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이번에 축적 된 데이터를 자양분 삼아 다음 발사는 꼭 성공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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