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분이라도 봐주시면 썰을 계속 어어 나가려 한다.
서두에 늘 강조하겠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길 바란다.
말 그대로 킬링타임 이야기이다.
(본의 아니게 전에 쓴 이야기를 봐야 이해를 할 수 있음)
스윽~스윽~스윽그 특유에 뭔가가 끌리는 소리에 본능적으로
작은방 장농속그 여자가 다시 나와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안방을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간절기용 얇은 누빔 이불을 방어막 삼아 뒤집어 쓰고는 숨죽이며
구세주인 어머니가 오길 기다렸다.
스윽~스윽~스윽...반복적으로 들리는 기묘한 소리가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세상에 귀신 같은 것은 없고,그것은 사탄이나 마귀의 눈속임일
뿐이니 믿음이 흔들릴 땐 교회에서배웠던 사도신경 이나
주기도문을 외우며 마귀야 사탄아 물러가라 라고 외치면 지례
겁을 먹고 사라질 것이라고...
간절한 믿음은 없었지만 단지 마음에 안정이 필요했다.
다행히 암기력이 나쁘지 않아 주기도문을 크게 낭독하기에
이르렀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거룩한 믿음을 받으시고,
나라에 임하시고,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블라블라....)
그 순간에는 무척이나 경건하고 간절한 마음이었다.
끼익~~쾅~하는 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라 중얼거림을 멈추었다.
고요함이 이어졌다. 뭐야?? 진짜 통한거야??
종교적 부름에 그 분(?)이 찐으로 답하셨다고 생각했다.
글로리한 마음으로 그 방어적 공간에서 더 버텨야 했는데..
어린 국딩은 고요함에 대한 호기심과 더불에 그 신비한 순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욕망이 생겼던 것 같다.
조심히 이불을 걷고 도둑놈 마냥 살금살금 까치발을 하고는
안방문 앞까지 가서,고개만 빼꼼히 문 밖으로 들어내었다.
좁디 좁은 거실이 보였고,우측으로 있는 작은 방을 확인하기
위해고개를 틀어 보았다. 여전히 조용했다.
빌어먹을 낡은 장농이 보여 두근거렸지만 그 밖에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았다. 참았던 숨을 길게 몰아 내쉬어 보았다.
거기까지 했었어야 했다. 다시 안방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러나 약간의 의구심은 완벽한 안전함을 확인하고 싶어했다.
글로리한 그 분(?)에 대한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었을까...?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 작은 방으로 향했다.
종교인들의 말들처럼 그들의 성스러운 주문이 귀신을 물리치고
봉인 시켰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졌다.
한발 한발 걸음을 옮겨 작은방 문 앞에 당도 하였을때 여전히
그 공간은 고요하고 적막할 뿐이었다.
다만 거기서 한 발을 더 내디뎌 그 어색한 공간 속에 몸을 반쯤
들이밀었을 때 불현듯 이명 소리가 날 괴롭혔다.
우웅~~윙~~웅웅...직감적으로 오른편에 뭔가 존재함이 느껴졌다.
만약 지금 이었다면 쳐다도 안 보고 냅다 빤스런을 했었을텐데..
어린 국딩에게 그런 임기응변 따위는 없었다.
고개를 돌려 두 눈이 응시한 곳에는 그 기괴한 여성이 자세를
웅크리며 나를 응시하고 있다가 술래가 숨은 아이를 찾은 듯
씨익~하고 입꼬리를 올려 날 향해 친히 웃어주었다.
심장이 급격하게 빨리 뛰기 시작하면서 과호흡 상태가 되었다.
공포와 긴장이 혼합되어 호흡은 더 거칠어졌다.
그 날은 나에게 있어 두 가지의 규칙 같은 게 깨진 날이었다.
낮에는 귀신 같은 게 나오지 못한다고 했는데 아니었다.
또 전지전능한 그분의 주문 같은 것도 먹히지 않는 상대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쩌면 거짓 믿음을 탑재한 나이롱 신도의 주문 이였기 때문일까?)
극강의 공포는 뇌가 지배하고 있는 몸의 기능을 무력화 시켰다.
다리가 풀려 그 자리에 주저 앉아 멍하니 그것을 보았다.
곱추인듯 등 쪽부터 몸이 굽어져 기이하게 서 있는 데다 한쪽
다리까지 꺽여있어 걸을 때 마다 다리를 바닥에 질질 끌었다.
보면 볼 수록 흉측한 모습은 적응이 되지 않았다.
한 두발짝 앞에서 왔다 갔다 하던 그 존재는 자신 앞에 무너진
내게 조롱이라도 하려는지 버퍼링 걸린 음악테잎 처럼 같은
문구를 반복해서 나에게 내 뱉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희망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고,종교에 대한 믿음이 산산조각
나는 그런 순간이었다. 급격한 스트레스에 탓 이었을까?
뇌의 회로가 정지되었다.
눈이 핑 도는 느낌에 여름날 아스팔트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같은 것이 눈 앞에 펼쳐지며 멘탈이 붕괴되 정신을 놓았다.
누군가 다급하게 내 이름을 부르며 나를 흔들었다.
정신은 들었는데 차마 눈을 뜰 수가 없었다.단지 무서웠다.
눈을 뜨면 또 그 여자가 내 앞에서 신나게 웃어재낄 것 같았다.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어머니라는 것을 확실히 인지하고
난뒤에야 조심스럽게 눈을 떳다.
어머니의 눈에는 놀람과 동시에 어떠한 공포스러운 감정도
서려 있었다. 본인의 티셔츠 끝을 잡아 끌어 급하게 내 입 주변
을 닦아주시며 놀란 토끼의 눈이 되어 나에게 물으셨다.
괜찮아??어머 얘 이거 어떻게 하니...어떻게 된거야?
그 물음에 온전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된 거라니...?나도 기억에 없는데...대답 대신 분노의
절규와설움이 가득 담긴 눈물을 한 움큼 안겨드렸다.
나 놔두고 가지 말라고 했잖아...어디 갔었어?어디 갔었냐고...
슬픔보다 남겨진 것에 대한 악 감정이 더 컷었던 것 같다.
그렇게 꽤 긴 시간 어머니는 나를 꼭 끌어안고 토닥여 주셨다.
금방까지 공포에 공간이었던 곳은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했다.
기억이 사라졌던 순간에 분명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데..
결국 따로 언급을 하지는 않으셨다.
내게 있었던 일을 토시 하나 빼지 않고 어머니에게 옮겼다.
어머니의 표정은 오묘했다.
이것 다 믿자니 본인의 종교적 신념을저버리는 것이고,
(사실 겪어보지 않으면 믿지않는게 정상)
안 믿자니 애가 비교적 정확하게 상황과 존재에 대해 설명을하고,
치를 떨고 있으니 난감하셨을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 오셨을때 어머니는 광장한 결의에 차 계셨다.
장농을 버리자는 안건을 왕에게 공표하였다.
물론 거의 대부분의안건은 아버지에 폭군 정치에 의해 자체 폐지
되었다.논의가 아닌 논쟁이 이루어지고,의견 조율이 아닌 일반적
부부싸움이 진행되었다.
방문을 박차고 나와 눈을 치켜 뜨고 나를 쳐다보시던 아버지는
비난의 화살을 나에게 돌리셨다.
말 같지도 않은 얘기를 지어내..?무슨 말이 되야 믿지....귀신??
하나님을 믿는 신자가 어디서 그런 말을 해..?
(망할~ 종교 그래서 내가 아직도 종교를 싫어한다)
국딩 2학년,집안의 막내,그것도 본인의 자식인데...
그런 일이 있었다는 증인의 증언을 듣고도 아버지는 냉담했다.
오히려 그 방이 싫으면 거실에서 혼자 자라는 형벌이 떨어졌다.
그래 차라리 그게 낫겠다는 생각에 겸허히 그렇게 했다.
밤마다 스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진짜 내가 정신병일까...
나에게만 그런 일이 생기니 내가 저주 받은 아이라 생각이 됐다.
정확히 이틀 후 주말 저녁 또 다른 사건이 시작되었다.
저녁을 먹고 양치를 한뒤,방에서 같이 자자는 형의 제안을
거절했다..밤마다 들리는 소리도 섬뜩한데 제 발로 그곳에
들어가제 무덤을 파기는 싫었더랬다.
가서 형이랑 편히 자라는 어머니의 부탁도 거절했다.
아버지의 광기 어린 레이져 눈빛을 뒤로 하고 그대로 누워버렸다.
불이 꺼지고,모두가 잠든 밤 끼익~하는 장농문 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신경이 곤두서기 시작했다.또 시작이네.....
이기적 이게도 형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형 목소리가 들렸다.
마치 누군가와 대화라도 하듯 소근거렸다.
잔뜩 긴장을 하며 어느새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들어가도 되요? 진짜 들어가요?
몇 번의 형 혼자만의 대화가 이뤄지고 끼익~하는 소리가 들렸다.
몰라 나는 모른다..다짐했지만,망할 피는 물 보다도 진했던 것이
다.벌떡 일어나 거실 불을 켰다.
작은방을 보니 이미 형의 몸이 반쯤장농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미우나 고우나 형제였기에 공포를무릅쓰고 달려가서 형의 팔을
잡아챗다.형이 뒤를 돌아봤는데 헤죽 헤죽 웃으면서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안된다고 끝까지 붙들고 늘어졌더니 갑자기 표정이 사납게 변하더니 화를 내면서 날 마구 내려치기 시작했다.
놔...놓으라고 이 자식아...놔 놔 놔 놔.....(퍽퍽퍽)
맞아서 아픈 것도 서러웠지만,그냥 모든 상황이 무섭고 두려웠다.
형이 그대로 들어가면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엉엉~울면서도 기여코 그 손을 놓지 못했다.상황이 급변하였다.
형이 장에서 나와 내 몸 위로 올라 타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사투가 이어지고 소리를 지르자 잠시 후안방 문이 열리고 인상을
쓰시며 나온 어머니가 호통을 치시다가말고는 그 상황을 여과
없이 목격하셨다.서둘러 달려와 형을 떼어 놓으려 안간힘을
쓰시다 안되겠는지뺨을 한대 후려치셨고,매에는 장사가 없는
건지 목을 잡고 있던형의 손아귀의 힘이 스르륵 풀리며 그대로
다시 잠들어 버렸다.
아마 그때 어머니 본인도 어떠한 결단을 내리신 것 같다.
그렇게 놔뒀다가는 무슨 사단이 일어날 것 같으셨겠지..
그 사건은 아버지와 형에게는 비밀로 부치었다.
나에게 조치를 취하신다고 말씀하시고는 일단은 둘만의 비밀
로 하자고 하셨다.
아버지에겐 천적이 한 분 계신다. 지금은 돌아가신 친 할머님!
아버지가 늑대 같은 분이셨다면 친 할머님은 호랑이 이셨다.
두 분의 사이는 좋지 않았으며,친 할머니가 장사를 하셨는데..
아버지를 좀 등한시 하셨나 보다.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할머니가 5남매를 홀로 키우셨고,육아보다는 삶이 먼저라고
생각하셨기에 자식들에게 매우 엄하셨단다.
(할머니가 버신 돈으로 자식들 시집,장가를 다 보내셨다.)
술 장사를 하셨고,성품이 호랑이 같이 매서우셔 왠만한 사람들은
기를 펴지 못 하셨거니와 약간의 신기를 가지고 계셨기에
주변지인분들 사이에서도 기운이 강한 분으로 통하셨다.
어머니도 할머니를 매우 어려워 하셨는데 사정이 사정이니 만큼
친분이 있으셨던 막내 고모를 통해 연락을 취하신 모양이었다.
사정을 얘기했다니 한 번 보셔야 겠다는 연락이 해오셨다.
아버지는 반대를 하셨지만,아버지의 반대 따위는 할머니의 안중에없으셨고,손주에 일 이였기에 더 거침이 없으셨다.
2년 만에 방문을 하셨고,남들이 어려워 하는 할머니 셨지만 나는
좀 달랐다.할머니가 엄하게 말씀하셔도 뒤 끝없이 할머니에게
애교를 부리고 들이대는 성격이어서(집안에 그런 성격이 없다)
유일하게 할머니께서 친히 애증 하는 손주였다.
할머니가 오셨을때 다들 쉬쉬 했지만 난 한 달음에 달려가 할머니
품에 안겼고,그런 나를 꼬~옥 안아주시며 등을 토닥여 주셨다.
잘 있었어??할미 반기는 건 새끼 강아지 밖에는 없네...가서 좀 보
자 뭐가 강아지를 힘들게 했는지...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할머니가 나에게는 꽤 거룩하신 분이며
부모님 보다 더 믿음직스러운 분이셨다는 것에 대한 이견은 없다.
아버지의 못마땅한 안부 인사를 뒤로 하고 가벼운 한복차림에
할머니께선 쿨한 발걸음으로 현관을 지나 사건의진원지인 작은
방으로 향하셨다.
그것은 마치 어느 영화의 제목처럼 반격의 서막을 알리는 듯 했다.
이야기 끝...빠른 시일 내에 이야기를 마무리 하겠음...
괜시리 이야기가 길어져서 죄송스런 마음이 큼...
또 한 종교에 대한 부정이나 불만은 없음을 알려드림..
때문에 종교를 갖으신 분들에 대한 오해가 없길 바람..
즐주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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