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 일어나보니 톡 됐다는 얘기를 댓글로 봤네요... 오빠 응원해주시는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ㅜㅠ 혹시 30대 언니들, 오빠 데려가시고 싶은분들은 연락주세요! 맨날 자기 챙겨주는 누나좀 데려오라고 구박이네요 ㅡㅡ
글 못쓴다, 철 없다... 다 맞는말씀이에요. 저도 글 읽으면서 어떻게하면 더 감동적이게 풀어나갈까 노력했지만 아쉽게도 전 그런 재능은 없는것 같네요. 철 없는건 저도 아니까 이렇게 글 쓰면서 조금이라도 반성하려구 한거구요.
그래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구요, 모든 댓글, 관심, 오빠한테 더 잘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닷!
안녕하세요 ㅎ 맨날 톡 눈팅하다가 어느 톡커님께서 훈훈한 누나 글 쓰신거 보고 용기내서 올려요.해외에서 오래 살다보니 띄어쓰기나 어색한 부분이 있을수도 있는데 미래 양해부탁드려요 ㅎ
전 26먹은 백수입니당~ 아직 할 일을 못찾아 집에서 눈칫밥먹고 쉬고있는데 갑자기 위에 톡 읽고 여친도 없는 훈훈한 울 오빠 자랑해볼까 해요 ㅎ
저도 음슴체 너무 써보고싶어서 이제부터 음슴체 갑니다 ㅋ
매일 보면서 절대 좋은소리 못하는 울 남매. 가족중에서 부모님, 나 다 키가 160을 웃도는데 혼자 180까지 크고 머리는 드럽게 좋아서 대학교, 대학원 합쳐서 4년만에 졸업함.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만화에 자주 등장하는 꽃가루 날리며 상냥한 미소를 흘리는 오라버니들을 생각하시면 곤란함. 혹시 오빠왔다란 웹툰 보는분들 있는지 모르겠는데 우리도 나름 그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 남매같음. 화장하면 슈렉이다 괴물이다, 살뺐다 자랑하면 니 머리 사이즈나 줄여라 하며 현실에서 이루어 질 수 없는 것만 요구함. 애교따윈 받아줄 생각도 없고 하면 무섭다고 꺼지라고 말하는 울 오빠...
오빠 까려고 시작한건 아닌데...어쩌다보니 감정이 격해져서 잠시 삼천포로 빠짐.. 다시 본문으로.
뭐 상냥한 말이나 그런건 바라지도 않지만 묵뚝뚝함에서 나를 생각해주는 마음이 보일땐 정말 감동함. 사소한거 빼고 크게 감동받은거 한가지만 적어보겠음.
울 오빠가 첫 직장 찾는데 좀 힘들었음. 그래서 드디어 일이 잡혔을때 난 오빠의 히스테리를 보지 않겠구나 하면서 같이 진심(?) 으로 기뻐했음.그리고 나도 곧 대학원으로 진학하면서 떨어지게 됨.
근데 공부가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음. 가족 다 떨어지고 혼자서 공부하려니 외롭고 계속 지쳐가느거임... 그래서 엄마한테 전화해서 제발 여행좀 보내달라 애원했음. 근데 담날에 갑자기 오빠에게서 전화가 왔음.
"너 그냥 우리집에 와라, 엄마한테 징징대지 말고."
도데체 무슨 꿍꿍인지 모르는 난 딱히 내키지는 않았지만 오빠가 비행기 티켓까지 예약하는 바람에 끌려가다 싶이 갔음. 엄마 속 썩인다고 혼날걸 각오하고...
근데 이게 왠일? 날마다 외식에 심심하다고 하면 퇴근하자마자 영화에 쇼핑에, 그런 천국이 없었음. 오빠가 미쳤나 할 정도로 내 기분을 맞춰주는게 무섭지만 그냥 묻지않고 즐겼음.
그러다 마지막 날이 왔음. 그때 오빠가 갑자기 대학원 간 기념으로 선물을 주겠다는거임. 그래서 뭐 줄껀데 물어보니 가방을 고르라는 거임. 왠 가방? 하고 물어보니 별 말 없이 그냥 고르라는거임. 뭔가 켕겼지만 언제 이런 호사를 누려보나 하고 냉큼 골랐음.
된장녀라 뭐라 욕 먹어도 난 상관없었음. 25년만에 첨으로 가져보는 명품백에 눈이 멀어도 너~~~무 멀어버린 나에게 왜 오빠가 이러는지, 또 내가 있는동안에 쓴 돈은 어떻게 마련했는지의 의문은 내 의식속에서 살아진지 오래임.
근데 그 이유를 1년 후에나 알게됬음... 그리고 난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결국 혼자서 울어버림...
엄마가 얼마 전에 갑자기 나한테 "너 오빠가 너 방학때마다 놀러오라고 한거 왜인줄 알아?" 라고 물어보심.
난 그냥 내가 불쌍해 보였나보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음. 근데 엄마가 한숨을 쉬시는거임. 그리고는 설명을 시작하심.
" 너 오빠 쉴때 우리 상황이 안좋아서 어디 여행도 못보내고 그냥 집에서 일자리만 찾았던거 기억나지? 학비 아낀다고 졸업 일찍했는데 막상 뭐 할지도 모르고 힘들었었어. 손 벌릴데도 없고 혼자서 힘들게 집에서 고민하는네 내가 능력이 되야 뭘 도와주지..."
난 사람마다 다 그런시기가 있는거라고 말했음. 다들 졸업하고 방황하는거라고.
"근데 그때 그러더라. 너한테는 절대 이런 힘든시기 없게 하고싶다고. 하고싶은거, 보고싶은거 맘 껏 하게 해주고 싶다고, 자기 돈 벌면은. 그래서 너 방학때마다 출장비 아껴모아서 너 하고싶은거 하게 해준거야."
알고보니 오빠가 출장 갈 때마다 끼니를 라면이나 패스트푸드로 때우면서 모은 돈이 나한테 쓴 돈이라고 하시는거임. 거기다 부모님이 힘드실가봐 차 할부한거, 핸드폰 비, 아파트 렌트비 등 등 여러가지를 우겨서 오빠가 내고있다고 함. 그러니 안그래도 적은 연봉에 그것까지 빼면 뭐가 남겠음?.... 거기다 이 진상 동생이 공부 힘들다고 여행 보내달라고 징징대니 어쩔수 없이 부모님 한테 손벌리기전에 자기가 선수쳐서 부른거임.
그리고 또 물어보심. "너 오빠가 왜 가방 사준줄 알아?"
난 당연히 엄마한테 대학원 간 기념선물 아니냐고 했다.
"너 남이 하는거 다 해주고 싶다고. 자기는 못했서도 너는 해주고 싶다고. 주변에 니 나이또래 여자애들 보니까 그런거 하나쯤은 다 들고다닌다고, 너 학교가서, 그리고 일 찾을때 기죽지 말라고 사준거야."
솔직히 이민하신분들 아실텐데 남에나라 가서 사는게 쉬운게 아님. 항상 남들보다 부족하게 살아오는게 익숙해지고, 그거에 자존심 상하는건 일도 아니었음. 근데 먼저 사회에 나간 오빠는 이렇게 사는건 나까지만 하고싶다고, 나만큼은 남들처럼 똑같이 살게 하고싶다고 엄마한테 몰래 얘기했던거임.
난 그대로 오빠한테 가서 소리질렀음. 차라리 철좀 들라고 꾸짖어달라고 소리지름. 그러니 울 오빠 드디어 입을열고 말하길,
"넌 내가 못한거 해주고 싶어서"
딱 이 한마디만 했지만 정말 이거에 모든게 담겨있는거 같았음. 그냥 내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지고 슬퍼지는 하루였음...
이 일이 있고나선 그래도 나름 오빠말 잘 듣고있어요 ㅎㅎ 지금 방황하는 시기인데 그래도 이 계기를 통해 오빠랑 대화도 많이 나누게 되고, 또 반성도 많이 하고... 그래도 욕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맘껏 욕해주세요 ㅎㅎ
이 길고 지루한 글 읽어준 분들께 무한감사드립니다. ㅎㅎ 다들 행복하시길~
출처 네이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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